본 글에 거론되는 제품은 글의 진행상 적용된 소재로 광고목적이 아님을 분명히 밝힙니다.
오늘 동네 마트에 갔다가 마트 직원들의 이야기를 얼핏 듣게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의 내용은,
어느 한 직원이 조립컴퓨터를 사려고 하는데 컴퓨터에 대해서 조금 아는 듯 한 어느 분이 조립컴퓨터는 내구성이 좋지 않으니 돈을 조금 더 주고 대기업 제품을 구매하라고 권유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틀린 말도 아니고 제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라서 그냥 듣고 흘렸습니다만 계속 마음에 남아서인지 생각이 나서 몇 글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그냥 제 사견이니 참고만 하시고 선택과 결정은 본인 스스로에게 맡깁니다.
제가 컴퓨터 조립을 오랫동안(1992년~) 해 와서 그런지 요즘도 가끔 조립을 부탁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최근에도 게임용, 그래픽 작업용, 사무용으로 각각 조립해 드렸고 예전에 조립해 가셨던 분도 오랜만에 추가로 조립을 부탁하시는 등 나름 인정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자기만족일 수 있어서 드러내진 않는 편입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예전에 제가 느끼던 일반 사람들의 조립컴퓨터에 대한 인식은,
"조립컴퓨터는 대기업 제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조립컴퓨터를 사면 A/S 받기 어렵다."
"조립컴퓨터는 품질이 안 좋다."
"컴퓨터 조금만 할 줄 알면 누구나 쉽게 조립할 수 있다."
등이었습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 바로 가격적인 부분이라는 건 아마 거의 대부분 동의하실 듯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조립컴퓨터와 컴퓨터를 조립하는 사람의 수준을 낮게 보는 분들도 실제로 있고 저도 겪어 보고 상처도 받아 보았습니다. 제가 좀 예민하고 소심해서...
이 글을 보는 분 들 중에 조립컴퓨터용 부품에 대해서 잘 아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잘 모르는 분들이 더 많을 거예요.
저도 사실 잘 모릅니다. 그냥 제가 아는 상식 범위 안에서 용도에 맞는 최상의 부품을 선정할 뿐, 세부적으로 파고들면 잘 모르는 게 사실이거든요.
오늘 이야기의 주된 주제가 바로 '조립컴퓨터의 내구성' 이므로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겠습니다.
저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던져 봅니다.
조립컴퓨터가 대기업 제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많은 이유가 있을 거예요. 그 이유 중엔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부분도 있고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부분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마 개발비 및 기업이윤과 광고/홍보비 등 이겠죠. 이 부분은 컴퓨터 부품 생산하는 업체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우선 가격차이 한 번 살펴볼까요?
참고로 지금 하는 비교는 인터넷으로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가격으로 하는 것이라서 실제 구매할 때와 다를 수 있으니 참고로만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가격 참조 : 다나와
http://www.danawa.com/
우선 삼성 데스크톱 PC 중 적당한 것을 골라 보았습니다.
사양을 높게 잡지도 않았는데 한 대만 나와서 당황했습니다만 이것을 기준으로 조립용 부품을 다나와 최저가로 골라 보겠습니다.
성능이나 안정성, 호환성 같은 거 일절 생각하지 않고 그냥 다나와에 나온 것 중 최저가로만 뽑아 보았습니다.
구 분 | 삼성컴퓨터 | 조립 최저가(다나와기준) | 차액 |
금 액 | 1,330,000 | 660,860 | 669,140 |
두 배 정도 차이가 나네요. 윈도 10이 빠졌지만 요즘 쿠팡이나 티몬 등에서 윈도 10 제품키만 3,000~5000원 정도에 구매 가능해서 일부러 뺐습니다.
< 쿠팡에 올라와 있는 윈도 10 정품 키 판매상품 >
이렇게 금액차이를 이야기하면 이런 사람 꼭 있습니다. '와~ 대기업 컴퓨터가 비싸구나~ 사기꾼들 아닌가?'
너무 심한 표현인가요? 결코 아닙니다. 실제로 그렇게 말하는 분들 제법 많이 봤습니다.
엄연히 부품이 다르고 그로 인한 성능의 차이와 안정성의 차이, 기업 이윤이나 광고/홍보/유통/관리/유지비/세금 등 다양한 가격 상승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가격만 놓고 생각하면 분명 조립컴퓨터에 비해 대기업 제품은 가격이 비쌉니다.
심지어 조립컴퓨터끼리도 가격 때문에 위와 같은 상황이 벌어집니다.
같은 조립컴퓨터를 취급하는 판매점이 A, B 두 군데 있습니다. 어느 소비자가 A 판매점에 가서 견적을 받았는데 100만 원이라고 해서 그 옆에 있는 B 판매점에 가서 또 견적을 받아 보니 B 판매점은 90만 원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이 소비자는 A 판매점을 사기꾼으로 취급해 버리고 A 판매점에 가서 따집니다. 옆집에는 90만 원인데 왜 이 집은 10만 원이나 더 받느냐 라며 직접 가서 따지기도 합니다. A 판매점에서는 B 판매점의 견적을 같이 놓고 비교하면서 이러이러한 차이점으로 인해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 그리고 우리 집은 옆집보다 더 좋은 부품을 사용한다. 등으로 해명을 해도 소비자는 가격만 놓고 생각하며 판단해 버리고 귀를 닫아 버립니다. 그리곤 B 판매점에 가서 구입을 하게 됩니다.
그 소비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컴퓨터가 고장이라며 B 판매점으로 찾아갔으나 B 판매점에서는 무상수리가 안되어 결국 수리비를 지불하고 수리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실제 고장이 아니라 부품의 안정성/호환성을 생각하지 않고 최저가로만 부품을 뽑아서 조립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말이 좀 복잡해지긴 했지만 실제로 제가 겪은 일입니다. (저는 A 판매점이었습니다.)
불과 몇 달 전에는 다른 전문 업체에 의뢰해서 조립컴퓨터를 업무용으로 구매한 지인께서 저에게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구입한 지 일주일도 안 되었는데 인터넷 창 몇 개와 엑셀 창 몇 개 띄우고 조금 사용하다 보면 갑자기 전원이 꺼졌다가 재부팅된다고 하더군요. 증상으로 판단하면 부품 중 어느 한 곳이 열 받아서 꺼지는 흔한 증상인 듯해서 점검해 본 결과, 메인보드와 파워가 너무 저가형이라 순간 전력이 많이 필요한 때에 제대로 받쳐주질 못하다 보니 그런 증상이 나온 것이었습니다.
제가 권해주는 메인보드랑 파워를 교체한 후에는 전혀 이상 없이 잘 사용하고 계십니다.
위 내용에서 어느 정도 답이 나옵니다.
결국, 내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사용하는 부품의 안정성과 호환성입니다. 그리고 튼튼한 케이스와 안정적인 파워도 중요하며 조립하는 사람의 스킬은 더욱더 중요합니다.
대기업에서는 그러한 부분에 중점을 두어 개발하고 테스트한 후 합격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일 테고 그러다 보니 가격이 좀 더 올라갈 수밖에 없을 거예요. 물론 조립컴퓨터도 안정적이고 호환성이 좋은 부품으로 만들면 충분히 내구성이 좋아지고 성능도 좋아집니다.
위 견적을 바탕 삼아 제 나름대로 안정적인 부품이라 판단되는 것으로 다시 견적을 뽑아 보겠습니다.
역시 다나와에서 최저가 기준으로 뽑았습니다. 유일하게 M.2 SSD는 다나와에 최저가 정보가 안 올라와 있어서 제가 거래하고 있는 업체 가격을 적었습니다. 가격도 저렴한데 속도가 빠르고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잘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라서 선택하였습니다.
가격 차이가 좀 나죠? 그래서 저는 사기꾼이 된 걸까요?
왜 저 부품을 선택하였느냐고 물어보신다면 꽤 긴 글이 될 테니 상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하도록 하겠습니다.
구분 | 최저가 | 안정성/성능 향상 | 차액 |
가격 | 660,860 | 918,760 | 257,900 |
부품 선정과정에서 성능과 안정성을 고려하다 보면 정말 고민이 많이 됩니다. 그렇게 고민 고민해서 구입한 후 신경 써서 조립하고 나서 처음 전원을 켰는데 아무런 경보음 없이 터지는 소리 없이 팬도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화면도 정상적으로 들어올 때의 쾌감~ 정말 멋집니다. 그리고 윈도 설치하고 각종 드라이버 설치한 우 벤치마킹 돌려보고 게임도 돌려보고 그래픽 소프트웨어랑 오피스웨어랑 이것저것 마구 실행시켜 가며 혹사시켜도 열도 안 내고 다운되지 않고 버벅거리지 않으면서 잘 돌아가면 마음이 푸근해지기도 합니다. 그리곤 자신 있게 당당하게 의뢰한 분에게 전달해 드리며 미소 지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신경을 썼지만 생산되어 나오는 모든 부품의 품질이 균일하단 보장은 없습니다.
처음엔 잘 동작되다가도 며칠이나 몇 개월 지나면서 부품의 특성이 나빠지거나 냉납으로 인해 접촉 불량이 발생하는 등 다양한 원인으로 조기 고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구입 후 몇 개월은 이러한 고장으로 인한 것은 무상으로 부품 교체를 해 주고 있습니다만 대기업이 아니고선 그러한 보장성 서비스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대기업에서 만든 컴퓨터가 다 좋다는 말은 아닙니다. 대기업의 컴퓨터 생산라인에서도 사람이 직접 조립하여 한 대의 컴퓨터가 만들어집니다. 각 파트별로 조립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맡은 파트에선 최상의 결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 하지만 사람인지라 실수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메모리카드나 그래픽카드를 설치하면서 맨손으로 슬롯 접촉부를 만졌거나, 장갑을 착용하고 있다가도 실수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은 손으로 접촉부를 만지거나, 내부 케이블을 끼우는데 느슨하게 끼워져서 몇 번의 이동 중 충격으로 빠져 버리는 일도 발생합니다. 아무리 제대로 잘 조립하고 검수 결과도 좋다고 해도 부품 자체의 특성 저하로 인해 잔고장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은 항상 존재합니다. 다만 그러한 경우가 적다는 것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조립컴퓨터도 충분히 신경 써서 안정적이고 좋은 부품 골라 정성 들여 조립한다면 대기업 제품 못지않은 품질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이야기 한, 조립컴퓨터의 내구성이 안 좋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라고 한 이유입니다.
지금 제가 이 글을 적기 위해 사용하는 컴퓨터는 제가 직접 8년 전에 조립한 것입니다만 아직 잔 고장 없이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간에 메모리 업그레이드하고 SSD 도 장착하고 요즘 트렌드에 따라 LED 빛이 나는 팬이 들어간 케이스로 교체도 하면서 나름 관리를 잘해 와서 그런지 아직은 저의 소중한 친구로 남아 있습니다.
참고로 지금 제가 사용하는 케이스는 마이크로닉스 OM1-CIRCLE라는 제품입니다. 화려하지 않고 모던하면서 깔끔한 느낌 때문에 선택하였습니다만 철판 두께가 얇아서 나사를 조금 힘줘서 조이면 넘어가 버립니다. 그러니 살살~ 조여야 됩니다. 그리고 깊이 170미리 이상의 파워를 넣게 되면 HDD를 고정해 주는 부품을 빼야 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혹시 조립컴퓨터 구매를 생각하시는 분 계시면 최저가보다는 안정성과 성능, 그리고 호환성 등을 조금 더 신경 써서 살펴보실 것을 권해 드립니다.
조립컴퓨터의 최대 장점은,
"자기가 원하는 성능과 부품으로 예쁘고 멋지게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다른 이유는,
취향에 따라 케이스를 마음대로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규격화된 부품 덕분인데요, 대기업 제품의 경우 케이스를 바꾸면 메인보드 장착이 안 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남들과 다른 나만의 멋진 컴퓨터에 도전해 보세요. 요즘 정말 화려하고 멋진 케이스가 많이 나옵니다. 가격은 좀...
< 이미지 출처 : BRAVOTE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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